EOS3

가. 구입하기 전까지

1. Minolta X-700

고등학교때부터, 그리고 대학에 들어와 동아리 활동하면서 사용한 카메라와 렌즈는
아버지가 사용하시던 Minolta X-700, MD 28-85mm F3.5-4.5 macro였습니다.

MC W-rokkor 28mm F3.5, Makinon 80-200mm F2.8도 있었는데,
거의 사용을 하지 않았고, 28mm 렌즈는 가방을 살때 팔았고,
80-200mm렌즈는 렌즈알의 코팅이 먹었길레 분해를 했다가 조립을 제대로 못해서,
지금은 장농속에 있습니다.

각설하고,
Minolta X-700을 사용하면서 큰 불만은 별로 없었습니다.
사진도 잘 나왔고, 조작법도 어렵지 않고...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지만, 10여년 넘게 사용하면서 고장한번 없었으니깐요.
정말 훌륭한 카메라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아리 활동에서 물러날때쯤 되고
예전보다는 사진에 대한 이런저런 관심이 늘게 되면서,
기계에 대한 욕심이 생기더군요.

무엇보다도, MF방식으로 인해 놓치는 장면이 많았던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고
X-700의 중앙중점 측광 방식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2. 기종의 선택

처음에 생각했던 기종은 캐논의 EOS5였습니다.
서클선후배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카메라여서 친숙한 기종이었고,
가격대 성능비가 매우 우수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EOS5를 사야겠다고 왠만큼 맘의 결정이 하고, 얼마만큼 자금이 생겼을 무렵
캐논에서 EOS3가 출시되었고, 뒤이어 니콘에서 F100이 출시되었습니다.

그후 거의 1년동안,
여기저기 올라오는 Review와 사용기를 틈틈히 보며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주로 다닌 사이트를 정리하면

        신세대 카메라 - http://www.cameras.co.kr/
        포토콤 - http://www.photocom.co.kr/
        억불 카메라 - http://www.ukbulcamera.co.kr/
        Photography review - http://www.photographyreview.com/
        Photozone - http://www.photozone.de/
        Camera review - http://www.camerareview.com/
        B&H photo - http://www.bhphotovideo.com/

등등 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photographyreview.com이 가장 맘에 들더군요.
요즘은 엄청 느려진듯.

암튼 F100, F80s, EOS7, Contax RX등등의 기종을 두고 무척이나 갈등을 했습니다.
고급형 바디를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고급형 렌즈를 살것인지
그리고 렌즈는 어디것을 선택해야할지 등등...

EOS3는 첨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기종이었습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나쁜 평가들이 카메라를 처음 구입하려는 저에겐
무척이나 부담이 되더군요.

암튼, 무척이나 오랜기간동안 거의 환자처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이런저런 정보를 수집했고, F100으로 가닥이 잡히는듯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렌즈였습니다.
미놀타의 MD렌즈가 AF렌즈와 호환이 된다면, 별다른 고민없이,
새로나올 Dynax7을 기다렸겠지만, 렌즈와 바디를 모두 구입해야했기 때문이었죠.

개인적으로는 니콘의 nikkor렌즈군보다는
캐논의 EF렌즈군이 더 맘에 들었습니다.
캐논의 렌즈는 어떻다, 니콘의 렌즈는 어떻고 콘탁스는 어떻고...
이런 말들을 통신상에서 무수히 보게 되지만,
제가 직접 이런저런 사진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들을
객관적으로 표현하기는 어려운일인듯 합니다.
그냥 막연히 캐논 렌즈가 좋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L렌즈는 애초에 생각을 하지 않았고,
보통의 줌렌즈중에서 EF 28-135mm IS F3.5-5.6이라는 렌즈가 눈에 띄더군요.

F값이 3.5-5.6으로 좀 어두운 편이지만, image stabilizer로
두스톱 정도는 확보할수 있다는게 상당히 매력적이더군요.
그리고 줌배율이 좀 높긴 하지만, 28-135라는 화각도
제가 사용하기엔 딱 적당한거 같았습니다.
photodo에 있는 MTF graph도 꽤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다른 생각할 필요없이 렌즈는 EF 28-135mm IS F3.5-5.6으로 결정했습니다.

EOS7(30)이 출시되기 직전이라서 바디 선택에 좀 갈등이 있었지만,
스펙을 자세히 살펴보면 EOS5보다는 하위 기종이었고
단종이 되었다는 EOS5를 구입하느니, 조금 무리를 해서 EOS3를 구입하는게
좋겠다 싶어서, 명동에 있는 쓰리쎄븐에 가서 구입을 했습니다.

당시 정품 가격이 F100보다 20여만원 저렴했는데,
출시당시에 150만원이 훨씬 넘었던걸 생각하면, 무척 많이 하락한거죠.

암튼, EOS3에 대한 나쁜평가들이 계속 맘에 걸려
카메라를 샀다는 기쁨과 불안한 마음을 함께 안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나. EOS3

1. 첫 출사

카메라를 사고 테스트를 하기 위해 구입한 필름은 Kodak E100VS와 Fuji Velvia였습니다.
아무래도 1/3스톱정도로 노출을 적게주고 많이 준걸 눈으로 확인하기에는
슬라이드 필름이 좋을듯 싶었거든요.

카메라를 들고 간곳은 종묘였습니다.

평소에도 종로 1가~3가를 왔다갔다하면서 사진찍기를 즐기는데,
자주 다니던곳에 가는게 좋을듯 싶었습니다.
복잡한 서울 도심속에 한적한 숲이 있다는게 참 좋거든요.
마침 10월 말이어서인지, 나뭇잎들이 울긋불긋 했습니다.

노출부족 - 노출 적정 - 노출 과다... 이런식으로 브라케팅을 하면서
동일한 장면을 촬영했는데, 카메라 조작법이 서툴러서
중간중간 엉뚱한 실수를 많이 했습니다.

측광모드를 잘못 설정한다던지, 메뉴얼 모드에 놓고 조리개우선인줄 알고
무턱대고 셔터를 눌러댄다던지 하는것이었죠.

무엇보다도 걱정이 되었던건, 이곳저곳 사용기에 올라와있는
'UNDEREXPOSURE' 였습니다.
아무렴 Canon이라는 회사에서 카메라 하나 새로 내놓으면서
저런거 하나 제대로 못했으려고, 하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고 있었지만,
실제로 확인하기 전까진, 불안한게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서둘러 현상소에 맡기고, 결과를 찾아서 확인했을때서야 비로소 안심할수 있었습니다.


2. 45개 측거점 - 시선 측거 기능(ECF)

EOS5의 시선측거 기능에 대해 처음 알았을때,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참 신기할 따름이었죠.

EOS3의 경우 중앙에 타원형의 영역이 있고, 그 안에 45개의 측거점이 존재합니다.
EOS5처럼 가운데줄에 5개가 있고, EOS30처럼 위아래로 두개씩...
그리고 대각선 방향으로 각 구석에 4개, 총 11개를 기준으로
사이사이에 총 45개의 측거점이 있는것이죠.

시선입력을 하려면 우선 calibration을 해야하는데,
조이스틱 조율하는것처럼, 반짝이는 점을 보고 셔터버튼을 눌러주면 되더군요.
카메라를 세로로 잡았을때도 됩니다.

측거점이 45개나 있다보니, 솔직히 시선측거기능은 좀 부정확한 편입니다.
계속해서 calibration을 해주면, 좋아지기는 한다지만, 귀찮은 일이기도 해서
요즘은 시선측거기능은 꺼놓고, 그냥 가운데로 초점을 맞추고
구도를 다시 설정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때에 따라선 시선측거 기능이 매우 유용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시선 측거기능을 앞에서 이야기한 11개의 측거점만 활성화 시킬수 있는데요,
커스텀 펑션 설정에서, spot metering과 연동해서 사용하게 할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때는 매우 정확한 편입니다. 거의 틀리지가 않거든요.

시선측거기능을 꺼놓았을때는, EOS-1씨리즈처럼 다이얼을 이용하여
측거점을 이동할수 있습니다.

또한 이것외에도, 뷰파인더로 구도를 잡고 나면, 45개 측거점 영역중에서
카메라와 가장 가까운 부분에 초점이 자동으로 맞게 할수도 있구요.
이게 아주 유용하더라구요.

아참. AF속도는... 무척 빠릅니다.
동체 예측 기능(AI servo)가 뛰어난 카메라라고 하지만,
정적인 장면을 주로 찍기 때문에, 별로 사용할 기회는 없었습니다.


3. 측광

EOS3에서 사용할수 있는 측광방식은
        21분할 평가 측광
        부분측광(8.5%)
        스팟측광(2.4%)
        멀티 스팟 측광
        중앙중점부 평균측광 입니다.

다른것에 대해선 잘 아실거라 생각하구요,
F-1에도 있었다는 멀티 스팟 측광은
말 그대로 스팟 측광을 여러번 할수 있는것인데, 최대 8번까지 해서
카메라가 그 평균을 내준다음 최종 노출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측광 모드를 스팟측광으로 해놓고, 셔터버튼 밑에 있는 FEL버튼을 누르면
뷰파인더 옆에 막대기로 노출값이 표시되고, 한번씩 측광할때마다
그 평균값이 표시되게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21분할 평가측광이나 부분측광을 이용해서 사진을 찍고,
셰도우의 디테일을 꼭 살려야겠다 싶을때만 사용하게 됩니다.


4. 배터리

EOS5의 경우 배터리 방전이 빨리 되어서 문제가 되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OS3도 EOS5와 동일한 2CR5배터리를 사용합니다.
저희 학교 앞에서는 12,000원에 판매하는데요,(좀 너무하죠?)
종로에 나가면 5~6,000원이면 구입을 할수가 있습니다.

EOS3는 배터리 운용능력이 많이 향상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태까지 사용하면서 2CR5하나로 얼마나 버티는지 실험을 못해봤는데,
제 렌즈가 IS렌즈라서 배터리 소모가 좀 많은 편이고,
카메라를 켜둔채 방치해두거나, 필름 껴놓고 며칠씩 두는일이 있어서 그런것 같습니다.

EOS3의 단점으로 지적되는것중 하나가
배터리 체크 버튼이 그립 안에 숨어 있다는것입니다.
그립을 보면 뚜껑이 있어서 커스텀 펑션 설정이나, 배터리 체크 버튼이 있는데요,
LCD창에 따로 배터리 정보가 표시되지 않아서, 버튼을 누르면
BC - - - 하는 형식으로 배터리 잔여량이 표시되게 됩니다.

사용하는데는 큰 불편함은 없는것 같습니다.


5. 뷰파인더

시야율은 97%이고, 확대율은 0.72입니다.
Minolta X-700을 사용하다가 EOS3의 뷰파인더를 보면 좀 작다는 생각이 들곤 하죠.
하지만 계속 사용하다보니 금방 익숙해 지더군요.

뷰파인더에는,
현재 시선측거기능을 사용하고 있는지, AE-lock, 고속동조, 셔터스피드, 조리개값,
노출 보정정도, 초점이 맞았는지의 여부, 필름 잔여량 혹은 사용량,
그리고 노출값을 한눈에 알아볼수 있는 막대기가 있습니다.

적정 노출이면 가운데에 있고, 보정을 하면 1/3칸씩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이죠.
플래쉬 노출 보정이 가능한 스트로보를 사용하였을때는,
스트로보의 노출 보정정도도 표시가 되구요,
멀티 스팟을 할때도 이 막대기에 표시가 되어서 한눈에 알아볼수가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게 있다면,
현재 측광모드가 표시되지 않는다는것인데,
그것때문에 LCD를 여러차례 보게 된다는게 좀 불편하더군요.


6. 조작성

다이얼을 돌려서 모든걸 결정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캐논의 누름+돌리기(?) 방식은 좀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지더군요.
측광모드/촬영모드/ISO/드라이브 모드/브라케팅 등등을 그런식으로 control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미놀타 Dynax9처럼 양쪽에 다이얼이 있어서,
돌리면서 했으면 좋겠는데, 이것도 어느정도 하다보니깐 이젠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예전엔 버벅대면서 하던걸, 아주 자연스럽게 안보고도 할수 있게되더군요.
오히려 겉에 달려있는게 적어서 좋은거 같기두 하구요.


7. 셔터음/연속촬영

EOS3의 소음은 비교적 큰편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처음 셔터를 눌렀을때 깜짝 놀랬었거든요.

공연장같은데서 사용하거나 사람들의 주의를 끌지 않고 촬영하기엔
제약이 따르겠지만, 전 오히려 그 경쾌한 셔터음이 참 맘에 듭니다.

부스터를 사용하지 않았을때는 초당 4.3프레임을 촬영할수 있습니다.


8. 아이컵

제 가방은 Lowepro S&F reporter 300AW, toploader S&F 70입니다.
그날그날 상황에 따라 간단하게 들고 나가거나 총출동을 하곤 하는데,
가방속에 자주 넣었다 빼니깐, 결국 아이컵이 헐거워지더군요.
EOS5와 공용으로 쓸수 있는 타입인데, 고정하는 부분의 플라스틱이 달아버리더군요.

그 작은 플라스틱이 12,000원이나 하니깐, 여분으로 사둘수도 없고,
그냥 달고 다녔다간, 어디서 떨어질지도 모르고 해서,
가끔은 아이컵 없이 찍기도 하지만, 눈을 밀착시키지 않으면
왠지 흔들리는거 같아서 불안하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EOS1n이나 EOS1v처럼 아이피스 셔터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이점이 아쉽습니다.
셔터가 있으면 손으로 닫기만 하면 그만일텐데,
EOS3의 경우 아이컵을 빼고, 카메라 목줄에 붙어있는 플라스틱으로 막아야하거든요.

하지만, 큰 문제거리는 아닙니다.


9. 플라스틱/내구성

카메라의 아래쪽 부분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서 플라스틱이지, 정확하게는 폴리~ 하는 복잡한 이름이겠죠.

그동안 사용하면서, 여기저기 부딪히긴 했지만, 큰 흠집이 난곳은 없었습니다.
바닷가/흙먼지 날리는 집회현장/산/영하의 추위 등등에서 사진을 찍어봤지만,
별다른 문제점은 없었습니다.

좀더 악조건에서 촬영을 해봤으면 할말이 많았을텐데, 그렇지 못해서 아쉽군요.

추가>
얼마전에 버스에서 떨어뜨린적이 있는데...
가방의 자크에 찍힌자국이 조금 났을뿐, 큰 문제없이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같이 떨어뜨린 EF20-35mm F3.5-4.5와 EF28-135mm F3.5-5.6도 모두 무사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