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남산을 찾았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쌀쌀한 바람, 그리고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나무들이 겨울이 오는걸 알리고 있었다.

중간중간 낙엽이 지지 않은 나무들이 많이 있었지만, 단풍이 한창일때와는 그 빛깔이 벌써 틀리다.

 

구름이 멋지게 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카메라를 이쪽저쪽에서 들이대지만,

뭔가 맘에 들지 않는 구도.

 

파란 하늘과 구름, 연못과 주변의 나무들이 이루는 멋있는 풍경의 느낌을,

사진 한장에 담는다는게 그리 쉬운일은 아니었다.

 

 

'걷는 아저씨'의 등장과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차가 한대도 지나가질 않는다.

말끔히 포장한 아스팔트 도로를 차로 달리는 기분은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릴때와 사뭇 다른 기분인데,

양옆으로 즐비한 은행나무에 은행잎까지 달려있었으면, 그 길을 달리는 기분이 더 좋지는 않을까...

 

이제 서울에서 예전의 달동네 풍경을 찾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온통 재개발이다 뭐다 해서, 겹겹이 높은 건물들이 빼곡히 차들어가고 있다.

 

간단한 식사를 마친후 삼청동을 향했는데,

은행나무가 지는 햇살에 비쳐 반짝이고 있다.

 

눈이 부실정도로 반짝이던 은행잎들의 느낌은 이 사진에선 도저히 느껴지질 않는군.

 

그렇게 삼청동 골목을 헤매다가,

경복궁옆 담길을 걸을때쯤 해가 졌다.